Hikikomori Diary

2019-20시즌가이드 중 네이든 첸 인터뷰 본문

남의나라글/애증의 겨울스포츠

2019-20시즌가이드 중 네이든 첸 인터뷰

지나가던 과객 2020. 3. 12. 23:10

2019-20 시즌 시작 직전에 발간된 피겨스케이팅 2019-2020 시즌가이드에 실린 네이든 인터뷰입니다.

인터뷰 자체는 7-8월의 <THE ICE>기간중에 진행된 거라고 생각해요.

시즌 앞두고 했던 인터뷰에서 밝혔던 새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 시즌 계획 등등을 세선 앞두고 함 돌아보자 싶어서 작업했는데...

세선 취소 크리........ ㅠ.ㅠ

 

정말 예상치 못하게 빠른 시즌 마감이 돼버렸지만,

라보엠과 로켓맨이라는 걸작을 만날 수 있었던 데 감사하며,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때의 네이든이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함께 보시죠.... ㅠ.ㅠ

 

출처: 피겨스케이팅 2019-2020 시즌가이드, 신쇼칸, pp.24-31

 

*허가 없는 이동/전재 금지. 일부 인용일 경우 반드시 출처 명기해 주세요.

 

네이든 첸 Nathan CHEN 

올바른 일을 함으로써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지난 시즌, 출전한 시합에서 계속 승리를 거두고, 3월에는 2년 연속 세계챔피언에 빛난 네이든 첸. 남자 싱글을 리드하는 미국의 에이스는, 2019-2020시즌을 위해서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또다른 새로운 일면을 선보인다. 선수로서의 강인함과, 20세의 젊은이다운 쾌활함, 그리고 미래를 응시하는 냉정한 분석력을 모두 갖춘 희한한 존재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경쾌한 표정으로 새 시즌에 도전하려 하고 있다.

 

 

 

 

새 시즌을 향해

 

<THE ICE>에서는 처음으로 안무에 도전했네요.

매우 즐거웠어요. 조금 긴장은 했는데, (다른 두 멤버가) 다른 곳에 있었으니까, 쇼 전에는 같이 탈 수가 없었어요. 일본에 온 다음에 이틀간 전부 완성하는 건 힘들었지만, 잘 진행됐다고 생각해요. 관객 분들도 즐겨주셨다면 기쁘겠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을 고른 건, 이 나이대의 저희들에게 맞는 업비트 곡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이번에는 처음 해 본 거라서, 지금까지 타 봤던 그룹넘버를 참고해서 너무 지나치지 않게 만들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스토리가 있는 느낌의 프로그램으로 하거나, 좀더 크리에이티브하게 해 보고 싶어요.

 

쇼트는 이번 시즌의 새 프로그램인 <라보엠>을 선보였습니다. 샤를 아즈나부르의 곡으로, 셰이-린 본 안무네요.

(주 - 기존대로 셰-린 본으로 표기하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흐름이 영 어색해져서, 편의상 셰이-린으로 표기합니다)

작년 프로그램이랑은 조금 달리, 작년같은 업비트의 빠른 안무가 아니라, 좀더 이모셔널한 내용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편이 몰입하기 쉽고, 시즌 마지막까지 긴 기간동안 같은 음악을 듣고 연습하는 걸 생각하면, 이런 곡이 저를 지원해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업템포 곡은 시즌이 후반에 들어가면 질려서, 조금 기분에 거슬리게 돼 버리거든요. 셰이(-린 본)는 멋진 안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을 시야에 넣고 이런 곡조를 고르자고 생각하고 있나요?

그건 아직 모르겠네요. 지금은 좋은 시기이니까 어쨌든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올림픽 시즌에 들어갈 때 자신에게 어떤 스타일이 맞는지를 판단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두 시즌의 SP에서 사용했던, 양손을 펴서 뛰는 안무가 들어있네요.

의도해서 넣은 것은 아니구요, 음악이 요청하는 것을 생각한 결과입니다. 셰이는 거짓없는 정통파 안무를 지향하고 있어서, 매처럼 날아오르는 움직임도 굳이 논의하지 않고 음악에 맞춰서 만들었더니 그렇게 됐다는 느낌이에요.

 

프리는 어떤 작품이 되나요?

만든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굳어진(=완성된?) 건 아닌데, 영화 <로켓맨>의 음악을 사용합니다. 엘튼 존의 전기영화로, 영화는 그의 캐릭터와 인생을 그린 힘있는 스토리인데, 저의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메시지성에는 포커스를 맞추지 않아요. 엘튼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그가 사회에 미친 임팩트를 몰라도, 음악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사랑이란, 그 배경에 누가 있든 관계없이, 예술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어프로치로 이번 곡을 타려고 해요. 누구든 들어본 적이 있는 음악이니까요.

 

요소는 어떤 구성으로?

아직 미정이네요. 작년은 4회전 살코에 손을 못 댔으니까, 올해는 좀더 살코에 힘을 쏟고 싶은데, 그 밖의 요소에 관해서는 이번 시즌에도 넣어서, 어쨌든 전체적으로 안정감(=컨시)을 높이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는 것도 경기의 한 부분

 

지난해에는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올렸는데, 새 시즌에는 어떤 전망을 갖고 있습니까?

물론 올해도 이길 수 있다면 기쁘겠지만, 결과는 결과죠. 저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는 것도 경기의 한 부분이죠. 지고 싶지 않다면 스포츠선수가 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집중해서 요소를 연마하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여름 동안에는 캘리포니아의 아루투니안 코치와 함께 연습할 수 있었나요?

그다지 오랜 기간동안 있을 수는 없어서, 기술적인 면을 많이 손보지는 못했는데, 라파엘이 어쨌든 바빠서요. 여름에는 전세계에서 스케이터들이 라파엘에게 모입니다. 다음에 라파엘한테 갈 수 있을 때 좀더 확실히 연습을 봐 달라고 하고 싶네요.

 

경기에서도 주위를 잘 보고 있네요. 집중하면서도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주위의 모두가 무엇을 하고 있고,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보는 것을 좋아해요. 저희 선수들은 비슷한 경험을 쌓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 종목에 도전하고 있는데, 다른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향상시켜 가면 좋을지를 알게 돼요. 다들 스타일은 다르기 때문에 따라한다거나 그런 건 없고, 다른 선수가 매우 좋은 연기라든가 기술을 보여 줬을 때, 그 과정을 기억해 두고 자신의 모티베이션에 활용하려 하고 있어요.

 

말이 굉장히 빠르네요.

자주 들어요 (웃음)

 

말이 빠른 사람은 두뇌회전이 빠르다고 하는데요.

음, 많이 생각하는 편이예요. 특히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라든가, 게속 새로운 게 생각나서, 그 기세대로 말해버리거나 해요. 스케이팅을 할 때는 의식해서 사고의 스피드를 떨어뜨리고 있는 느낌인데, 스케이팅하고 있을 때는 평소처럼 생각하면 발끝을 컨트롤할 수 없게 돼 버려요. 말하고 있을 때는, 상대에게 통하기만 하면 계속 생각해서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자주 불평을 들어요. 말이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듣겠다고. 빠른 것 뿐만 아니라 단어를 그다지 확실히 말하지 않는달까, 액센트를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문장이 전부 섞인 것처럼 들린다나봐요. 제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면 웬만한 영어는 다 알아듣는다는 얘기죠. (웃음)

 

성격이 급한가요?

매우 액티브한 성격이라서, 가만히 앉아있어야 되는 상황은 굉장히 지루해요. 그래서 비행기는 항상 괴로워요. 또, 학교 과제로 어떻게든 읽어야 되는 게 있을 때도요. 하지만 그밖의 경우라면 비교적 기분 좋게 있을 수 있는 편이예요. 어머니의 육아법인데요, 초조할 때도 항상 침착하게 있으라는 말을 들으면서 커서, 설령 싫거나 초조한 장면에서도 그것도 하나의 기회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의 커리어

 

존경하는 선수가 있나요?

많이 있어요. 스피드스케이팅의 에릭 하이든 선수는 많은 기록을 수립한 명선수인데, 은퇴한 뒤에 의사의 길을 걸어서, 올림픽 미국 대표팀의 팀닥터가 됐습니다. 저는 역시, 올림픽에서 활약한 다음에는 다른 부분의 커리어를 쌓아서, 새로운 커리어를 살리면서 이 스포츠에 공헌하고 있는 사람을 동경하고 있어요. 저도 앞으로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가고 싶어요.

(주- 에릭 하이든Eric Heiden: 1980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전관왕(5관왕). 은퇴 후 1984-1994 올림픽까지 TV올림픽 해설. 위스콘신-스탠포드대 거쳐서 1991년 스탠포드 의대 졸업. NBA, WNBA 팀닥터를 거쳐 2002, 2006, 2010, 2014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미국 대표팀 팀닥터 ...아니 뭐 이런 양반이 다 있나... + 정형외과의로 스포츠 전문 정형외과를 개업하셨는데... 그 위치가 유타주 솔트레이크 근처... 어쩌면 네이든에게는 동네 의사 선생님일지도 모름.. ㅋㅋ)

 

얼마 전에 20살이 됐죠.

별로 바뀐 점은 느껴지지 않아요. 나이들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정도요.

 

스케이터는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나이들었다고 하는 경향이 있던데.

이 종목의 폐해네요 (웃음). 

 

예를 들어 미셸 콴은 긴 커리어를 쌓았고, 그것이 미국에서 피겨스케이팅의 인기에 기여했는데, 본인의 커리어의 길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도 어렸을 때 스캇 해밀턴, 브라이언 보이타노, 마이클 와이즈같은 선수가 미국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저도 그 선수들처럼 미국의 피겨스케이팅을 견인하고 싶다는 마음은 물론 있어요. 하지만, 시대는 좀 변해서, 요즘 아이들에게 남자 피겨 선수란 얼마만큼 그런 임팩트를 주고 있나 하는 걱정도 있어요. 빈센트(조우)가 저하고 나란히 경쟁하고 있는 것도 플러스이니까, 농구나 축구 정도는 아니지만 좀더 인지도가 오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스케이팅을 끝낸 뒤의 꿈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것과 스케이팅이 저촉될 경우에는 또 커리어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요. 잘 모르지만, 그 기회는 앞으로 2-3년 뒤에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의 후배 세대에도 훌륭한 선수는 자라나고 있어서, 알리사 리우는 이미 대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 14살이예요. 제가 국제적인 수준에 오른 것이 17-8살 정도였던 걸 생각하면, 알리사는 꽤 앞서가고 있어요. 미셸의 예를 굳이 들지 않아도, 알리사가 앞으로 미국의 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의 사이타마 세계선수권에서는 당신이 1위, 빈센트가 3위로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어떤 변화가?

저희는 어렸을 때부터 서로 경쟁해 와서, 잘 아는 사이예요. 해외 쇼에 같이 나가게 되거나 할 때는 같이 다녀요. 둘다 시상대에 올랐기 때문에, 좋은 의미에서 자신감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에는 도쿄올림픽에서 미국대표 캠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도쿄 세타가야에서 미국 선수의 일원으로 병원을 방문했지요.

네. 저희는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ㅇㅈㄹ만큼 영향력이 있지도 않고, 미국에서도 르브론 제임스(프로농구선수)처럼 파워풀한 존재도 아니예요. 하지만 저희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요. 각각의 마음 속에 모럴 컴퍼스(moral compass, 도덕적 나침반/ 윤리기준)이 있어서 이에 맞춰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흑흑..... 세선 구성 라보엠 내놔...... 로켓맨 새 코레오 내놔아.....ㅜㅜㅜㅜㅜㅜㅜ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