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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월드 피겨스케이트 웹 인터뷰: 네이선 첸 (2018.3)

지나가던 과객 2018. 4. 7. 12:29

캐논 일본 홈페이지에 피겨 특집 페이지가 있고, 여기에 선수들 인터뷰가 종종 올라온다. 분량도, 내용도 괜찮고.

전에 좀 해보려다가 분량도 분량이라 때려쳤었는데, 간만에 각잡고 좀 해 볼까나... 

일단 첫타자는 강릉에서 사람들 속을 터지게 했던 그 문제의 선수 되시겠다. 4월 6일 업데이트 된 따끈따끈한 인터뷰.

 

*모든 번역은 허가 없는 이동/캡처는 금지합니다. 발견되는 족족 신고/삭제요청합니다.

 

원문링크: http://global.canon/ja/event/skating/interview/2017_2018/chen_2.html

 

 

 

 

평창 5위에서, 밀라노의 세계챔피언으로 

“올림픽의 실수는 영원히 잊지못할 경험”

 

글: 노구치 미에 (스포츠 라이터)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2위에 40점 이상의 큰 점수차를 벌리며 첫 세계 챔피언이 된 네이선 첸 선수(미국). 우승이 기대됐던 올림픽은 쇼트 17위에서 종합 5위로 만회하는 등, 파란만장했던 이번 시즌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4년간에 대해 말했다.

 

 

올림픽 쇼트 “불안해서 집중할 수 없는 상태”

프리는 “잃을 것은 없다고 두려워하지 않고 갔다”

 

우선 세계선수권 우승,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올림픽 쇼트에서 큰 실수를 한 뒤의 경기였기 때문에, 이렇게 쇼트, 프리 모두 큰 실수 없이 스케이팅할 수 있어서, 자기 자신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이 매우 기쁩니다.

 

 

그랑프리파이널 우승, 평창올림픽 5위, 그리고 세계선수권 우승. 이번 시즌은 커다란 비약의 시즌이었네요.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훌륭한 시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이외의 경기에서는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뻐해야 하겠지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그럭저럭 만족, 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모든 경기에서 무엇이든 성장한 부분이 있고, 새로운 도전도 반복해 왔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올림픽 쇼트에서의 실수는, 지금도 애석하게 생각합니까? 

(今でも悔やまれますか? — 또 나왔다아아!! 쿠야시이 계열… 원문은 뭐였을까,,,

 

올림픽 쇼트의 경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연기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도, 만약 올림픽 쇼트에서 나름의 연기를 했다면 분명 눈치채지 못한 채 스케이팅 인생을 마쳤을 것이 많이 있었겠죠. (=스케이팅 인생을 마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 분명 많이 있었겠죠.) 그 경험 덕분에, 밀라노 세계선수권에서는 무엇에도 좌우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해, 컨트롤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 전에는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이런 경험을 살렸습니다. 이 경험은, 영원히 저의 힘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올림픽 때, 쇼트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

 

사실은, 자신을 믿고, 그저 평소의 연습대로 연기를 했으면 됐을 겁니다. 그런데 쇼트 전에는 어쨌든 모든 것이 무서워서, 걱정만 했습니다. 여러 가지에 정신이 흩어져서, 해야 될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걱정을 하고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이 점프를 실수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함으로써, 실제로 실수를 한다. 그런 식으로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맞았습니다. 기분이 위축됨으로써 실제로 움직임도 위축됐습니다. 긴장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 뒤의 프리는 어떻게 기분을 바꿀 수 있었나요? 

 

전부 실수해 버린 쇼트 뒤에 저는 모든 것을 잊고, 완전히 새로운 경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이상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게다가 쇼트에서 그 정도로 실수를 했기 때문에, 프리에서 더 실수한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연습에서는 제대로 점프를 성공했고,모든 점프에 덤비는(attack) 마음이었습니다.

 

 

“다음 시즌부터는 점프의 질이 중요*

기초 스케이팅 훈련을 강화

 

다음 년도에는 GOE가 ±5가 됩니다. 4회전 점프의 리스크와 리턴 모두 통감하고 있는 첸 선수는 어떤 전략인가요?

 

앞으로는 어쨌든 점프의 질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새 규정이 확실히 발표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변경될지 상세한 내용을 공부한 다음에 전략을 세우고 싶습니다. 그래도 이번 시즌은 벌써 끝났고, ±5가 된다는 것은 질을 중시한다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코치와 함께 연습계획을 다시 세우고 싶습니다.

 

 

4회전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점프가 되겠네요.

 

점프의 리스크란 점에서는 연습에서 잘 안 된 것은 절대 잘 안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지금까지는 연습에서 성공률이 반반이어도 실전에서 도전해서 어떻게든 랜딩한다, 는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질이 중요합니다. 연습에서 질이 좋지 않은 점프가, 실전에서 질이 좋아지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질이 좋은 연습을 해 왔는지가 중요합니다. 연습에서 성공한 적이 있는지 어떤지가 아닙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점프 연습 전에 스케이팅과 기초를 다시한번 하는 것이 최종적으로는 좋은 점프의 연습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의 4회전 시대에서는, 하뉴 선수나 우노 선수가 시즌 중에 부상을 입는 등, 부상의 위험성도 커졌습니다. 첸 선수 본인도 2년 전에는 큰 부상을 경험했지요.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

 

부상은 몇 가지 요인이 서로 얽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4회전이라고 해서 특별히 부상을 입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점프라도 공통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신의 집중력 부족이나 무리에 따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점프를 뛸 때 올바른 힘으로 뛰는 것. 집중하지 않고 힘을 빼거나, 힘을 너무 넣거나 함으로써 도약 시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중에서 어떤 상태여야 성공이고 어떤 상태면 넘어지는지, 자신의 신체의 감각을 갈고닦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랜딩할 때의 상황을 알면, 부상의 위험은 줄어듭니다. 어쨌든 점프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이니즈 아메리칸의 정신을 표현에 더 살리고 싶다”

 

그럼, 다음으로 표현력인데요. 이번에는 9점대를 마크해, 표현에 대한 평가가 올랐습니다.

 

점수에 대해서는 매우 기쁩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이나 앞으로를 위해서 연기에서는 아직 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입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9점대를 받았지만, 점프에서 큰 실수가 없었기 때문에 퍼포먼스 점수가 오른 것이라면, 앞으로는 더욱 연기 면에서 점수를 올리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점수가 아닌 자기 자신의 감각으로는 좀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표현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프리,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는 중국에서 이민한 발레 무용수의 이야기. 첸 선수에게는 의미깊은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좀더 표현하고 싶었다, 는 의미인가요?

 

이 프리 프로그램은 제 부모님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오신 역사와 공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많은 어려움을 뛰어넘어, 목표를 위해 노력해 간다는 스토리는 제 자신에게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 자신의 지금까지 스케이팅 인생에서, 부상이나 슬럼프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극복해 왔습니다. 다행히, 저는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었지만 그(=영화 주인공)은 자신의 부모님과도 헤어지는 결단을 하고 이민을 왔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를 표현하는 데는 저 자신과 부모님, 양쪽의 체험과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죠.

 

 

부모님의 역사와, 자신이 차이니즈 아메리칸인 점에 대해서는 연기력으로 이어졌나요?

 

그렇지요. 저희 부모님은 20대 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두 명의 형과 두 명의 누나가 있고, 저는 다섯째인데,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저 자신은 두 번 정도 중국으로 여행을 간 적은 있지만, 살아 본 적은 없습니다. 부모님의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은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고, 미국인이라는 생각으로 자랐습니다. 하지만, 중국인으로서의 연대감도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차이니즈 아메리칸이라는 입장은 중국인과도 미국인과도 동료가 될 수 있고, 물론 차이니즈 아메리칸끼리의 연결고리도 있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태어난 것이 저의 아이덴티티이기 때문에, 이번 프리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표현력에 살려 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발레를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그 표현력은 이번의 모던발레 적인 표현에 살릴 수 있었나요?

 

물론입니다. 클래식 발레는,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배웠지만, 그 발레 양성학교에서는 상급반을 목표로 하지는 않고, 서서히 스케이팅에 집중했습니다. 이번은 모던 발레인데 역시 기초가 되는 것은 클래식 발레입니다.

 

 

첸 선수는 주니어 시절에는 지금보다도 더 발레 풍의 연기였지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4회전 점프를 많이 넣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점프 위주의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이전처럼 춤추는 타입의 스케이터를 연기하고 싶습니다. 점프 기술이 좀더 안정되면 이전처럼 발레적인 표현에도 힘을 쏟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4회전 악셀은 “도전하지 않는다”

5회전은 “가능하다고 선언해 두고 싶다”

 

이번 시즌은 평창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모두 6개의 4회전 점프에 도전했습니다. 다음 시즌도 이 점프 구성으로 도전할 예정입니까?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가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6개 모두 회전수는 채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규정이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 2년 정도는 또 다른 변화가 있으려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점프의 수보다도 질이라는 유행이 시작될지도 모르겠네요.

 

 

점프 기술을 더 올린다는 점은 어떤가요? 하뉴 선수는 4회전 악셀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첸 선수는 새로운 점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저에게 4회전 악셀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도전하는 일은 없겠지요. 5회전에 대해서는, 지금읜 4회전점프 기술 그대로 갈고닦아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점프의 폼이나 뛰는 방법, 요령 등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발견한다면, 그 때는 5회전이 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스케이터이고, 운동선수는 항상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 그 한계를 넘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는 의미에서는 “5회전도 언젠가는  가능하다”고 선언해 두겠습니다.

 

 

4년 후의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는 어떤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까?

 

4년 뒤 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1등이 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특징이 다른, 우수한 스케이터가 모여 있는 시대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누구든 4회전을 뛸 수 있고, 연기력도 연마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언가 한 가지 장점이 있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시대입니다.  

 

 

4년 뒤를 향한 목표는?

 

2022년 올림픽을 향해서는, 아직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팀USA는 메달을 더 획득해야 하고, 저 자신도 USA에 공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도, 기술면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2018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취재)

 

 

어휴... 애 마인드 보소... 개인적으로 5회전점프 관련 답변이 참 좋다. 

(같은 ておきます도 이렇게 어감이 다르다니...)

평창 쇼트 때 그 난리부르스 난 것 관련해서는 여기저기 들려오는 인터뷰, 목격담 등등을 봐도

어떤 분위기였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엄청 멘탈 세고 깡다구 있는 줄 알았더니 역시 18살은 애였구나...

허나 쇼트 폭망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갔달까, 자기객관화도 더 엄격해지고 

자칫 붙을 수 있었던 바람도 빠진 것 같아서 다행이랄까.

인터뷰 보니 발레도 곧 볼 수 있을 것 같고,

덧붙여, "중국인과도 미국인과도 동료가 될 수 있고"라고 하니

앞으로 보양이하고도 친하게 지내면서 같이 뽀짝대 모습 기대하겠어... ㅎㅎㅎ

 

 

덧. 한국에서는 "네이든"이 주로 쓰이는 표기지만 일단 공식 표기가 "네이선"이고, 사실 후자가 맞다고 보기 때문에 번역문에서는 후자를 채택하겠음. 

(전자는 덕질시 전용 호칭...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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