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komori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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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나라글/애증의 겨울스포츠

World Figure Skating 82: 네이선 첸 인터뷰

지나가던 과객 2018. 4. 30. 01:00

World Figure Skating이라는 잡지를 이번에 처음 사 봤는데, 생각보다 내용도 알차고 사진도 좋고 종이질도 좋다...ㅎㅎ

당분간 애정하는 선수들 중심으로 기사 번역해 볼 예정. (허나 언제 다 할지 장담 못함...)

커버스토리부터 차근차근 하다 보니 하필 저번에 올린 기사랑 같은 선수네... (사심 없다고 말 못함ㅎ)

 

*모든 번역은 허가 없는 이동/캡처는 금지합니다. 발견되는 족족 신고/삭제요청합니다.

 

출처: World Figure Skating no.82 (May 2018): pp. 6-9.

잡지목차: https://www.shinshokan.co.jp/figure/index_figure.html (신쇼칸 홈페이지)

 

 

 

 

 

 

Interview: 세계 챔피언에게 듣는다 -- 네이선 첸

99% 확률로 현역 지속합니다.

 

 

세계선수권 첫 우승,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에게 매우 의미가 있는 메달입니다. 제가 은퇴하기 전에 꼭 달성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실제로 손에 넣을 수 있어서 기뻐요. 앞으로는 어쨌든 또 앞으로 나아가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후에, 이 대회를 위해서는 어떻게 연습해 왔나요?

올림픽 후에, 어쨌든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남자 개인전 뒤에 인플루엔자에 걸려 버렸어요. 경기가 끝난 다음이라 다행이었지만, 먼저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됐고, 그 주 내내 잤습니다. 그리고 연습을 재개해서, 천천히 여러 가지 요소를 회복해 갔어요. 준비하는 방법은 이번 시즌의 다른 대회와 기본적으로 같았습니다. 밀라노에 도착해서는 완벽하게 준비됐다는 느낌으로 마무리돼 있었습니다.

 

기분 상으로는, 올림픽 직전과 이번 세계선수권 직전은 어떻게 달랐다고 생각하나요?

: 경기라는 의미에서는 같았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은 역시 프레셔가 훨씬 적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가 저 자신에게 프레셔를 걸고 있었다는 의미에서, 프로그램은 거의 같았지만 다른 기분으로 임했다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됐습니다.

 

원래 6번의 쿼드를 뛸 생각이었나요?

연습에서는 6번 넣어서 탔었고, 올림픽에서도 6번 뛸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물론 6번 뛰는 데는 리스크가 있어요. 5번 뛰는 편이 안전하지만, 그래도 자기 자신은 6번 뛰고 싶다, 어떡하지… 같은, 뛰기 직전까지 이게 좋은 방법인가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월드 타이틀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경기에서 다른 선수가 전부 엄청난 실수를 했기 때문에, '좋아, 해 볼 기회가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했습니다.

 

2위와 50점 차가 났던 거친 경기였습니다. (=대환장잔치였습니다 -.-)

다들 올림픽으로 지쳐 있었으니까요. 쇼마도 지쳐 있었고, 발의 부상도 있었잖아요. 올림픽은 정말 큰 무대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회복하려 하면 좀처럼 마음이 따라 오지 않아요. 이번에는 더 확실히, 내가 가장 클린하게 탔기 때문에 이겼다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유즈루도, 하비도, 패트릭도 없었고요. 50점이란 점수차는 정말 그 정도의 것이라고 저로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은데, 아까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가 “네이선은 올림픽 전에는 껍질에 틀어박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끝난 후에 ‘다시 한 번 제대로 하고 싶다’며 내가 있는 곳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요. 솔직히, 올림픽 전에는 조금 무서워져 버렸었습니다. 무엇에 대비해야 할지 전혀 몰랐어요. 정말로 걱정만 돼서, 연습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연습이 잘 될 리가 없었죠. 연습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져 버려서, 그 탓에 자신이 더 없어져 버렸고. 올림픽이 무엇인지도, 다른 선수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현지에 도착한 다음에는 어쨌든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데 집중하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역시 작은 껍질에 들어가 버렸던 거라고 생각해요. 쇼트에서 그렇게 큰 실수를 해 버려서, 경기로서는 끝나 버렸지만, 그로 인해 지내기가 좀더 쉬워졌어요. 흠칫흠칫 위축된 스케이터가 아니라, 보통 스케이터로서 빙판에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아사다 마오 씨가, 인스타그램에서 당신의 연기에 대해 “네이선!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지난번 소치 올림픽에서의 그녀의 경기 전개가 당신과 닮았기 때문에, 공감하는 마음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마오는 저보다 훨씬 앞서 있는 레전드이지만, 그 사람이 저를 위해 따뜻한 말을 걸어 준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의지가 되고, 그런 사람이라도 실수를 한다, 누군가를 실망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수라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알리나(자기토바)도 그래요. 사람이니까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같은 것은 이제 하고 싶지 않아요. 가능한 한 클린하게 타는 것을 목표로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은 올림픽을 경험했지만, 그 입장에서 ‘올림픽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 줄 수 있을까요?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어쨌근 하나의 경험에 불과하다는 점일까요. 올림픽에서 머리가 가득 차 있었지만, 끝나고 보니 올림픽도 평소와 같이 운영할 수 있는 하나의 경기였습니다. 결국 머리 속만 그랬던 거였어요. ‘큰일이다, 올림픽이다’라는 생각에 홀려 있었습니다(=마가 씌었다는 얘기). 분명 또 비슷한 기분이 돼 버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어떤 건지 느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음은 좀더 잘 하겠습니다.

 

외야에서의 프레셔도 컸었지요.

뭐어, 유즈루는 더 큰 프레셔를 받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저는 프레셔가 있는 상황이 싫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할 수 있어요. 자국의 사람들이 기대해 주는 선수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대단한 거구나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평소와는 달랐기 때문에, 이번에 월드 타이틀을 땀으로써 응원해 준 사람들이 기뻐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스케이팅을 할 때는 자신을 위해서 탈 뿐. 그런데도 저는 자신 이외의 여러 사람을 위해서 타려고 해 버렸어요. 연기가 자신의 것이 아니게 돼서, 평소의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커다란 것을 심하게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 빠져 버렸습니다. 경기 사이에는 어쨌든 기술적인 것, 얼음 위의 것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죠. 끝난 다음에 모두에게 감사하거나 하면 되는 거고, 경기 중에는 자신 뿐. 그것이 올림픽에서 얻은 최대의 교훈입니다.

 

올림픽 이후의 발언 등에서, 경기에서 완전히 물러나 진학하는 선택지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99%의 확률로 현역을 지속합니다. 저는 아직 자신의 스케이팅을 충분히 해내지는 못했어요. 스케이트를 통해서 좀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시니어가 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설령 커다란 타이틀을 땄다고 해도 아직 전부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계속 하고 싶습니다. 이 경기 직후에 대학에서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대학 측과 상의해서 어떤 방법이 가능할지 찾아보겠습니다. 1년째는 공부와 연기가 양립 가능한지 시험해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의 3년간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정말로 양립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시야에 두고요?

좀 머네요 (웃음). 지금은 아직 미래에 시선을 향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빙상계도 변해 가기 때문에, 저 자신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죠.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서, 그랑프리에 가는 것이 기대됩니다.

 

여자에서는 세계 주니어 (선수권)에서 쿼드 두 번 성공이라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정말로 크레이지한 대단한 얘기잖아!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4회전을 뛰었을 때보다 빨라요. 일본 아이도 트리플악셀을 뛰고 있잖아요. 주니어들이 기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긴 시즌을 마치고, 자신에게 어떤 상을 주고 싶나요?

푹 쉬고 싶다는 것 뿐이려나요…. 물건에는 흥미가 별로 없어서, 가족이나 친구하고 한가롭게 지내고 싶어요. 아, 그래도, 로맹(퐁사르)나 머라이어(벨)이랑 같이 빅베어 리조트에 스키 타러 가고 싶네요. 부상 입고 싶지 않으니까 올해는 스키 타러 못 갔어요. 그런 새로운 것에도 앞으로는 도전하고 싶어요.

 

(2018년 3월 25일, 세계선수권 마지막날 취재)

취재/글: 편집부

 

흠... 누구 끼얹는 건 좀 그렇지만 일본 잡지니까 뭐...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말 참 잘 하고 다른 선수들 배려하는 면도 참 좋아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림픽 쇼트 때는 강릉 아레나의 빙신이 얘 머리속에 침투하고 다리를 잡아 끌었다는 의심이 점점 굳어지는구먼.

그리고 마지막 줄 스키장.... ㅋㅋㅋ 애네 애야 싶고, 머라이어 벨 커플이랑은 정말 친하구나 싶어서 흐뭇하고,

세선 시상식 때 벨이 성조기 둘러주는 거 너무 훈훈했는데 오래오래 잘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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