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komori Diary

<도전자들(挑戦者たち, 2018>: 제 2장 패트릭 챈 (1) 본문

남의나라글/애증의 겨울스포츠

<도전자들(挑戦者たち, 2018>: 제 2장 패트릭 챈 (1)

지나가던 과객 2018. 5. 17. 15:22

역시나 팀캐나다가 한국땅을 밟기전에...를 목표로... -.-

몇 장 안 돼서 금방 할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과연 언제 다할지... ㅠ.ㅠ 

 

피겨 전문 기고가인 타무라 아키코 씨가 올림픽 때마다 내고 있는 책의 평창판으로,

올해는 <도전자들: 남자 피겨스케이팅, 평창올림픽을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신초사에서 나왔다.

일단 계획은 2장 챈 -> 7장 첸 -> 9장 평창올림픽(발췌) -> 5장 하비 -> 8장 우노 순으로 해볼 예정인데,

과연 언제 다 끝날지 모를... T-T

 

출처: 田村明子 (2018) 「挑戦者たち〜男子フィギュアスケート平昌五輪を超えて」 第2章:pp. 31-47.

출판사 공식홈페이지 정보: http://www.shinchosha.co.jp/book/304034/

 

*모든 번역은 허가 없는 이동/캡처는 금지합니다. 발견되는 족족 신고/삭제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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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패트릭 챈

“내가 있고 싶은 건 이 장소 이외에는 없다”

 

2017년 3월, 평창올림픽 프레시즌의 마무리로서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경기장에서, 오랫만에 스기타 히데오 씨를 만났다. 국제심판을 30년 이상 맡았고, TV해설자 등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빙상계의 중진이다.

 

남자싱글 경기 후에 프레스룸에서 스기타 씨는, 머리를 갸우뚱하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패트릭의 콤포넌츠가 너무 낮네요.”

[주: 콤포넌츠=구성점. 일본에서는 한때 구성점을 가리켜 파이브 콤포넌츠(Five Components라고 불렀고, 지금도 종종 쓴다. 최근 중계에서는 ‘연기구성점’을 주로 쓰지만.]

 

실제로 패트릭 챈(캐나다)는 쇼트에서도 프리에서도 10점만점에 평균 9.5전후의 콤포넌츠를 받았다. 그런데도 너무 낮다고 스기타 씨는 분개하고 있었다.

 

특히 스케이팅 기술에 관해서는, 나도 항상 느끼고 있었다. 지금의 현역 남자 선수 중에서 그보다 스케이팅이 아름다운 선수는 없다.

 

한 번, 두 번 얼음을 지치는 것만으로 링크를 자유자재로 활주하고, 코너링은 엣지를 아슬아슬할 때까지 기울여, 굽이치는 것처럼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인간을 초월한[=人間離れ] 모습이어서, 보고 있으면 뭐라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이 있다.

 

무언가랑 닮았다. 계속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어느날 내셔널지오그라피 방송을 보다가 깨달았다. 대양을 기분좋은 듯 헤엄치고 있는 돌고래와 꼭 닮았다. 때때로 뛰어오르기도 하고.

 

“그의 스케이팅 스킬은 만점을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니, 정말로 말씀하신대로예요. 그의 깊은 엣지 사용, 쭉 뻗는 스케이팅[スケートの伸び]은 정말로 대단해요. 프리렉(체중이 실리지 않은 발)의 스윙과 발목, 무릎 사용을 너무 잘 하니까 속도를 낼 수 있는 거예요.”

 

1972년부터 지금까지 안 본 경기의 수가 더 적을 거라는 스기타 씨가 대놓고 패트릭의 스케이팅을 칭찬했다. 이건 꼭 본인에게 전해 주고 싶다.

 

다음날 갈라가 끝나고, 프레스룸에서 취재를 마친 패트릭은 아직 할 말이 있는지 말을 걸자, 기쁜 듯이 멈춰 서서 자신의 캐리어 위에 살짝 걸터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시작했다.

 

“베테랑 심판인 미스터 스기타가 당신의 콤포넌츠가 너무 낮다고 분개했어. 나도 너의 스케이팅 스킬은 만점 받아도 된다고 항상 생각해.”

 

패트릭은 동그란 눈을 깜박거리며 이렇게 답했다

 

“I agree! (나도 동감!)”

 

이런 점이 패트릭의 미워할 수 없는 점이다. 그 중에는 그는 항상 쓸데 없는 말을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너무 우등생적인 답보다는 본심을 말해 주는 선수의 말이 마음에 울린다.

 

“예전에는 종종, 채점을 보고 초조해한 적도 있어. 하지만 언젠가부터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고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고 결론내렸거든.”

 

이 세계선수권에서 그는 5위로 마감했다.

 

 

패트릭은 어디에

 

헬싱키 세계선수권으로부터 딱 반년 후, 드디어 올림픽 시즌이 시작해, 그는 그랑프리(GP) 시리즈 2차대회인 2017년 스케이트 캐나다를 향하고 있었다.

 

개최지인 리자이나는 새스캐처원 주의 주도인 데 비해서는 시골로, 미국에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나도 뉴욕에서 토론토를 경유해 경기 2일 전 밤에 도착했다.

 

짐을 찾는 곳에 가니, 프랑스의 페어팀, 바네사 제임스와 모르강 시프레, 그리고 코치인 존 짐머만이 있었다. 플로리다에서 훈련하고 있는 그들도 토론토 경우로 들어왔겠지.

 

“Hi, John”

“Oh, hey! Were you on this flight, too? (야아, 이 비행기 탔었어?)”

 

존은 그가 미국 대표로 이나 쿄코와 페어를 짜기 전에, 스테파니 스티글러와 타고 있을 당시부터 알고 있다.

 

한 때 아르바이트로 패션모델도 하고 있던 존은, 나 따위가 말을 거는 것이 송구할 정도로 빈틈 없는 미남이다. 하지만 언제 만나도 겸손하고 따뜻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소박한 것은 현역 당시 그대로 변하지 않았다. 전 이탈리아 챔피언인 아내, 실비아 폰타나와의 사이에는 두 딸과, 2016년에 태어난 아들이 있다. 

 

그가 지도하는 제임스&시프레는 최근 굉장한 기세로 성장해 왔다.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은 영향 없었어?”

 

한때 뉴욕 부근의 뉴저지에서 훈련했던 존 짐머만이 플로리다로 이주한 것은 몇년 전이었다. 9월에는 허리케인 일마가 덮친 지역과 가까울 거다.

 

“괜찮아. 피해는 거의 없었어.”

 

짐을 찾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자니, 스케이트 캐나다의 자원봉사자가 다가와서, 나도 같이 호텔까지 태워 주기로 했다.

 

모두 짐은 찾았지만, 자원봉자사들은 아직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패트릭도 이 비행기에 탔을 텐데…”

 

패트릭이란 물론 패트릭 챈을 말한다. 캐나다인에게는 이 대회의 주역이겠지. 그도 훈련지인 디트로이트에서 토론토를 경유해 들어온 건가.

 

“패트릭 봤어?”

 

“아니, 못 봤어.” 존도 모른다고 한다.

 

토론토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하는 것은 생각 외로 시간이 걸려서, 2시간 여유가 있었던 나도 정신을 차려보니 아슬아슬하게 늦지 않았을 정도다. 혹시 패트릭은 환승 비행기를 놓쳐 버린 건가.

 

자원봉사자 남성은 겨우 패트릭을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들을 밴으로 안내해 줬다.

 

 

 

다음날 아침, 프레스룸에 도착하니 아니나다를까, 패트릭이 전날 비행기를 놓쳤다는 소식이 자자했다. 

 

패트릭은 아침 공식연습에는 못 올 것 같다고 한다. 그나마 시차도 1시간밖에 없기 때문에, 내일의 본경기에 영향은 없겠지. 기자 동료들과 그런 얘기를 하면서, 남자 공식연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의 2층은 현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무리로 채워져 있었다. 구미에서는 자리에 여유가 있으면 이렇게 이벤트 본경기나 공식연습에 현지 어린이들을 초대하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교사의 인솔로 윗쪽 섹션을 메운 어린이들은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는 모르지만 일제히 ‘패트릭 콜’을 시작했다.

 

“패트릭! 패트릭! 패트릭!”

 

그러나, 당사자인 패트릭은 아직 토론토에서 리자이나로 오는 비행기 안의 사람이다.

 

링크 위에는 선수들이 제각기 나오고 있었지만 어린이들이 앉아 있느 2층석에서는 쌍안경이 없으면 누가 타고 있는지 구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 틀림없다.

 

“패트릭! 패트릭! 패트릭!”

 

그 안에 패트릭이 없다고 어린이들이 알아채는 것은 언제일까.

 

불쌍한 캐나다 아이들. 패트릭아, 다음에는 비행기에 늦지 않게, 꼭 시간에 여유를 갖고 오너라, 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올림픽용 프로그램

 

처음으로 보는 패트릭의 새 쇼트프로그램 <더스트 인 더 윈드>는 예상대로 대단한 것이었다.

 

록밴드, 캔사스가 80년대 후반에 대히트시킨 이 곡은, 안무가 데이빗 윌슨이 그를 위해 2년 전부터 품고 있던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의 트리플악셀의 랜딩이 좋지 않았지만, 94.43으로 우노 쇼마에 이어 2위라는 것은, 나쁘지 않은 스타트다.

 

“사람은 모두 이 세상에서 생을 마친 후에는, 땅으로 돌아간다. 그 의미로,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생각을 담은 프로그램입니다.”

 

패트릭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용 프로그램이라면, 좀더 짠 하고 무거운, 드라마틱한 승부곡을 고르는 것도 좋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패트릭은 기세를 타고 휙휙 밀어붙이는 단계에 있는 선수는 아니다.

 

기쁨, 즐거운, 괴로움, 분함[悔しさ], 허무함 등 모든 것을 맛보고 일종의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지금의 패트릭에게는, 그 담담한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가 잘 어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4년 전의 이맘때, 소치올림픽을 앞둔 패트릭은 거의 무적 상태였다. 그러나, 직전에 후쿠오카GP파이널에서 하뉴 유즈루에게 패해, 본경기인 올림픽에서도 은메달로 마감한다는 분함[悔しさ]을 맛봤다.

 

“괴로운 생각을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소치올림픽 당시의 기분을 돌아보면, 이기는 것이 당연해져 있었어요. 점프를 성공해서 계속 이기고 싶다, 계속 이겨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혀서 원래의 자신을 잃어버렸던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1년의 휴식을 거쳐 경기에 돌아왔을 때, 이미 남자 싱글은 다른 레벨에 도달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경기에 복귀한 이후에 계속, 자신은 1위, 2위가 아니라, 3위, 4위,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었던 것은 자각하고 있습니다. 유즈(하뉴 유즈루)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와 호각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4회전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그래도 자신의 체력으로 가능한 것에 베스트를 다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패트릭은, GP 첫 경기인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2015년, 2016년 2년 연속으로 하뉴 유즈루를 누르고 우승해 왔다.

 

그러나 2017년 리자이나의 스케이트 캐나다는, 지금까지처럼은 되지 않았다.

 

 

"PCS 너무 낮은 거 아님?"에서 같이 분개하다가

비행기 놓친 에피소드에서 역시 빙구... 허당... 하면서 큭큭거리다가...

소치에서 또 울화통... 맴찢.... (심지어 4년 뒤 누구의 인터뷰와 그대로 오버랩이 되는데.... ㅠ.ㅠ)

 

....정신 추스리고 다시 오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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