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komori Diary

[Number PLUS] 네이든 첸: 문무겸비가 낳은 사상 최고의 자신 본문

남의나라글/애증의 겨울스포츠

[Number PLUS] 네이든 첸: 문무겸비가 낳은 사상 최고의 자신

지나가던 과객 2019. 4. 29. 01:07

*모든 번역은 허가 없는 이동/캡처는 금지합니다. 발견되는 족족 신고/삭제요청합니다.

 

<Number>라는 스포츠 잡지의 특별판 <Figure Skating Trace of Stars 2018-2019>의 기사입니다.

내용은 대충 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라, 이번시즌 인터뷰의 종합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사 앞부분 세선 프리날 묘사 ㅠ.ㅠ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순간 울컥 했습니다. 흑.

 

Number PLUS Figure Skating Trace of Stars 2018-2019, 2019/05, 문예춘추사: pp. 28-33.

출판사 소개 페이지 & 구매링크: https://books.bunshun.jp/ud/book/num/1600824100000000000P

 

(후지TV 플러프 中)

 

 

네이든 첸

문무겸비가 낳은

사상 최고의 자신

 

GP시리즈 2 경기를 큰 차이로 우승하고, 

그 기세를 몰아 GP파이널도 우승.

ㅎㄴ와의 직접대결로 극적인 시합이 됐던 세계선수권 다음날

독점 취재에 응해, 큰 환경 변화가 있었던 1년을 돌아봤다.

 

글: 타무라 아키코

 

3월 23일, 세계선수권 남자 프리 당일, 사이타마 수퍼 아리나는 ㅎㄴ ㅇㅈㄹ의 압권의 연기가 끝난 직후, 뜨거운 여운으로 공기가 아직 술렁이고 있었다. 곰돌이 푸우 인형으로 빙판 절반이 덮여 있는 링크 위에, 다음 순서인 네이든 첸이 등장한다. 많은 화동들이 필사적으로 인형을 줍고 있는 가운데, 한명 첸 만이 정적 속에서 묵묵히 웜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ㅇㅈㄹ 뒤에 탄 경험은 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푸우 비가 내릴 거란 건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조금 정신적으로 압도되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 정도로 관객이, 이 스포츠를 열광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피부로 느끼고 즐기자 생각하고 집중했습니다.”

 

첸의 프리는, <태양의 서커스>안무도 담당했던 사뮈엘 쉬나르와 아이스댄스 코치인 마리-프랑스 뒤브리유가 공동으로 안무한 <랜드 오브 올>. 

 

처음의 4회전 러츠, 이어진 4회전 플립을 마치 3회전처럼 여유를 갖고 랜딩한 뒤, 2번의 4회전 토룹, 트리플 악셀을 포함한 프리 연기를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스케이팅해 냈다. 원래부터 댄스 기초가 있는 첸이지만, 이번 시즌의 프로그램을 보면 스케이팅이 늘었고, 견갑골부터 예쁘게 뻗는 상반신의 움직임도, 더욱 세련돼 있다.

 

결과는, 프리 점수 216.02, 총점 323.42로, 남자 역대 최고점수(새 규정에 따라 이번 시즌부터 리셋)였다. SP3위로 시작해 수위인 첸과의 12.53점차가 있던 ㅎㄴ ㅇㅈㄹ가 프리에서 보여 준 맹추격을 뿌리치고, 첸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의 월드 타이틀을 손에 넣게 됐다.

 

일본 개최 대회에서, ㅎㄴ를 넘는 성적을 낸 것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ㅇㅈㄹ가 이 스포츠에 가져온 것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제가 우승했다고 해도) 그는 두 번의 올림픽 챔피언이며 그 위업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저는 별로 이런식으로 말하지는 않는데, ㅇㅈㄹ는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수. 그와 같은 시합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여기서 같은 시상대에 설 수 있어서, 정말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약 1년 전, 첸은 평창올림픽의 우승호보로 전 미국이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올림픽에서는 SP에서 점프 실수로 17위라는, 믿을 수 없는 출발을 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프리에서는 5번의 4회전을 성공시켜 프리는 1위. 훌륭하게 만회해 종합 5위까지 올랐지만 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겨우 1개월 뒤, 밀라노 세계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이뤘지만, 이번 시즌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평창올림픽에서 배운 체험은 귀중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마도 자신이 의식하고 있던 이상으로 프레셔를 느끼고 있었던 거겠죠. 게다가 지난 시즌의 저는, 아직 스케이팅이 안정돼 있지 않았어요. 컨디션으로 말하면, 이번 시즌의 저는 지금까지 중에 최고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첸이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연습량을 늘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한다.

 

올림픽 시즌을 마치고, 첸은 2018년 가을에 예일대학에 입학. 입학이 어려운 아이비리그에서 풀타임 학생이 되는 동시에, 선수생활은 이대로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1948년과 52년에 두 번 올림픽 타이틀을 손에 넣은 딕 버튼 등, 아이비리그와 스케이팅 경기를 양립시킨 예가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와 현재 사이에는 요구되는 경기 스케이팅의 레벨이 다르다.

 

지금은 정상급 선수 중 다수가 자신의 페이스대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온라인스쿨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됐다. 첸 자신도 고교생활의 후반은 평창올림픽을 위한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온라인스쿨에서 학점을 이수해 졸업했다.

 

 

혼자서 훈련을 계속하고,

학기 틈틈이 대회에 나가는 나날

 

그러한 현실 속에서, 미국 전체에서도 1,2등을 다투는 명문대학에 다니면서, 선수로서 이겨 나간다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걸까.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있겠죠. 실제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기에서 좋은 연기가 안 된다면 역시, 라고 다들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첸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의학에 흥미가 있다고 말했지만, 현재 전공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육이라는 것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아버지도, 누나도,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가족 전원이 교육에 열심인 환경에서 자랐으니까요.”

 

첸은 5형제의 막내로 자랐다. 부모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뒤, 어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사이에, 아버지가 대학원에 다녀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저희들을 키우기 위해서 보다 높은 학력을 목표로 한 부모님은, 고생도 많이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감사하고 있어요.”

 

동해안의 코네티컷 주에 있는 예일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지난 시즌, 첸은 학기 틈틈이 휴일 등을 이용해 대회에 나간다는 스케줄을 실천했다.

 

GP시리즈는 10월의 스케이트아메리카, 그리고 11월, 미국의 추수감사절 주말에 개최되는 프랑스 대회에 출전해, 2 대회 모두 우승. 하지만, 프랑스 대회가 개최된 그르노블에서 취재에 응한 첸은 얼굴에 뾰루지가 나 있고, 상당히 지친 모습이었다.

 

“수업과 훈련의 양립은, 생각보다도 훨씬 힘듭니다. 어쨌거나 시간이 부족해서요”라고 쓴웃음을 내보였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12월의 GP파이널에서도 타이틀을 지키고 나아가 2019년 1월의 전미선수권에서는 압권의 연기를 보여, ISU비공인이기는 하나 342.22라는 터무니없는 점수로 세 번째의 우승을 이뤄냈다. 

 

“전미선수권에서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안에서 상당한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간고사 때문에 (2월의) 사대륙선수권에 나가지 못한 것은, 조금 유감이었지만, 그래도 짬짬이 숨을 돌릴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는 좋았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마침 대학의 봄방학에 열렸다. 

 

“물론 2연패를 이뤄내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피겨스케이팅의 순위는 심판이 정하는 것. 제가 최고의 연기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이긴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순위보다는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하자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미국 남자로서는 1981년부터 84년까지 4년 연속으로 우승한 스캇 해밀턴 이후가 되는 연패를 달성. 

 

“타이틀의 가치 그 자체는, 저에게 작년과 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해 온 것과 양립해서 그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에, 제가 택한 길은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일대학에 입학한 것이, 저를 보다 강한 스케이터로 만들어 줬다,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얼마나 스케이팅을 사랑하고 있는지 재확인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전보다 스케이팅에 들이는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등, 집중력이 더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첸. 또 동시에, 스케이팅에 대한 자세도 바뀌었다고 한다.

 

“이만큼 공부가 힘들면, 스케이팅이 휴식이 됩니다. 또 그 반대로, 수업에 나가서 집중하는 것이, 때로는 저를 몰아붙이기 쉬운 스케이팅으로부터의 해방이 돼 기분전환이 됩니다.”라고 심경 변화를 설명했다.

 

“게다가 스케이터로서 이외의 자신의 인격이 형성돼 가는 것이 매우 재미있어요. 물론 지금도 스케이팅은 제 인생의 중요한 일부지만, 전부는 아니예요. 그것이 반대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캠퍼스 내의 기숙사에서 여러 명의 학생과 아파트 스타일의 방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제 손으로 빨래도 하고, 운전도 해요. 식사는 학생식당(카페테리아)에서 하는데, 예일대학 내에는 학생식당이 여러 군데 있어서 한군데가 질리면 다른데에서 먹을 수 있어서, 매우 다행이에요”라고, 즐거운 듯이 캠퍼스라이프에 대해 말한다.

 

대학의 동급생들은 그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유명인 취급 하는 건 아닐까.

 

“전혀 그런 건 없어요. 저는 아주 평범한 학생 중 하나고, 아무도 저를 특별취급하는 일은 없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모르는 학생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웃는다.

 

“게다가, 예일대학에는 특별한 것을 이뤄 낸 학생이 적지 않아요.” 2019년 아카데미상에서 다큐멘터리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Period. End of Sentence>의 제작자(Executive Producer)도 같은 캠퍼스에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제가 특별히 눈에 띄는 것도 아니예요. 수업은 학기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1주일에 25시간 정도. 훈련은 1주일에 10시간에서 15시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얼음 위에 있는 시간보다, 수업에 나가는 시간이 더 길어요.”

 

오전에 수업을 들은 후, 예일대 캠퍼스 내애 있는 아이스하키 팀 전용 링크에서 특별 허가를 받아 짧은 시간이지만 단독 레슨을 한다. 이후, 대학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훈련 링크인, 챔피언즈 스케이팅 센터에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간다고 한다.

 

훈련은 기본적으로 자율훈련으로, 서해안의 캘리포니아에 있는 라파엘 아루투니안 코치와는 페이스타임 등으로 부지런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원거리연애, 아니, 원거리사제관계다.

 

“혼자서 훈련하는 것의 가장 어려운 것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뭔가 기술적인 것이 미묘하게 잘못돼도, 그것을 그 자기에서 지적해 주는 라파엘이 없다는 것. 그럴 때는 링크 사람에게 영상을 촬영해 달라고 해서 라파엘에게 보냅니다.

 

그런데도 코네티컷에서 새로운 코치를 찾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한, 아마도 라파엘과의 사제관계를 끝내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첸은 확실히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저의 스케이팅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라파엘에게는 은혜를 느끼고 있어요. 저에게 그는, 단순한 코치 이상의 존재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스쇼에 출연하는 이외의 시간은 가능한 한 캘리포니아에서 아루투니안과의 훈련에 쓰고 싶다고 한다.

 

다음 시즌은 예일대학 수업은 어떻게 할까, 아직 정하지 않았다. 스케이팅과 학업의 균형을 잡아 가는 것은, 처음보다 훨씬 익숙해졌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당분간 휴학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저 자신은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공부는 꼭 계속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도 고려할 거예요.”

 

3년 뒤인 2022년의 베이징 올림픽은, 눈깜짝할 새에 다가올 것이다.

 

“제가 경기 스포츠를 하고 있는 최대 이유는,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고 싶으니까요. 영광스럽게도 한번 그것을 체험했지만, 또 한번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다음 시즌의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 놓지 않았으니까, 그 얘기를 하는 것은 조금 시기상조.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좋은 연기를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NATHAN CHEN

코치: 라파엘 아루투니안

안무가: 쉐-린 본(SP), 마리-프랑스 뒤브리유/ 사뮈엘 쉬나르(FS)

이번 시즌 사용 음악: <카라반> (SP) / <랜드 오브 올> (FS)

퍼스널베스트: 323.42(총점),107.40 (SP), 216.02 (FS)

-----------------------------------------------------------

1999년 5월 5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출생. 평창올림픽에서는 프리에서 5개의 4회전 점프를 성공시켜, 프리1위. 18년 예일대학 진학. 경기와 양립시켜, 이번시즌 GP파이널 우승. 세계선수권에서 세계최고득점을 기록해, 대회 2연패 달성. 166c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