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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나라글/애증의 겨울스포츠

[아이스쇼의 세계 6] 올댓스케이트 2019+산드라 베직 인터뷰

지나가던 과객 2019. 7. 26. 00:43

*모든 번역은 허가 없는 이동/캡처는 금지합니다. 발견되는 족족 신고/삭제요청하겠습니다.

 

일본 신쇼칸이 출판하는 <월드피겨스케이팅>별책, <아이스쇼의 세계>6호에 실린 올댓스케이트 관련 기사와 산드라 베직 인터뷰입니다.

반드시 여기서만 봐 주시고 다른 곳에 퍼가시거나 링크를 옮기시는 것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구매링크: https://www.shinshokan.co.jp/book/978-4-403-31132-1/ (신쇼칸 공홈)  

 

(19.9.5.) 연탄절 맞아 잠금해제/ 오타 등 수정/ 사진추가 (문제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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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올댓스케이트2019

마음설레는 스펙터클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가 6월에 서울에서 개최.

김연아가 2개의 새 넘버를 공연. 첫 출연인 우노 쇼마, 네이든 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등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저녁을 열광시켰다.

 

6월 6~8일, 서울 KSPO돔에서 개최된 <올댓스케이트2019>. 김연아 개선공연으로 2010년에 시작된 아이스 쇼는, 올해 스타일리시하게 변모했다.

 

성공의 요인 중 하나는, 지난해는 스페셜 게스트로 1개 프로그램만 공연했던 김연아가, 2개의 새 프로그램 (<검은 눈동자> <Issues>)을 스케이팅하고, 게다가 오프닝에서 피날레까지 다양한 활약을 보인 점. 현역 중심인 게스트도 쇼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또, 데이빗 윌슨에, 새로 산드라 베직도 연출 안무를 담당하게 돼,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의 연결, 스케이터의 개성을 한껏 살린 그룹넘버 등, 도처에 장기간의 경험과 발군의 센스가 빛났다.

 

댄스 능력이 눈에 띄는 세계챔피언 네이든 첸은 <네메시스>, <Next to Me>로 대갈채를 받았다. 우노 쇼마는 와일드한 <Great Spirit>과 멋들어진 <Time after Time>으로 관객을 매료. 우노는 “한국의 아이스쇼는 처음이었지만, 관객의 성원이 지금까지 출연한 (공연) 중에서 가장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스케이팅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고, 관객과 한몸이 된 기분으로 즐겁게 탈 수 있었어요. 오프닝과 피날레도 매우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스케이팅을 끝냈을 때의 달성감이 신선하고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온몸으로 말하는 스케이터와 관객의 뜨거운 반응의 상호작용은, 실로 올해의 테마 <Move Me> 그 자체였다.

 

 

 

 

Interview

산드라 베직

많은 스케이터와 함께 해 온 기쁨 

수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세계챔피언의 안무를 맡아 왔던 명안무가에게 들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 오빠와 함께 페어로 1972년 삿포로 올림픽에 출전. 브라이언 보이타노, 크리스티 야마구치, 첸루, 커트 브라우닝 등 유명 스케이터에게 안무를 제공. 1992-2003년까지 <스타즈 온 아이스>의 연출, 안무를 담당. 데이빗 윌슨과 레볼루션 온 아이스의 공동연출안무를 담당하고 있다. 2018년 세계피겨스케이팅 전당 입성

 

- 이번에 올댓스케이트의 연출, 안무를 처음으로 담당했어요

: 안무가이자 친구인 데이빗 윌슨에게 부탁받아서, 2009년에 쇼트프로그램 안무를 도와줬던 것이, (김)연아와 처음으로 작업하는 기회였습니다. 이전에 제가 <스타즈 온 아이스>를 연출했던 시절부터, 데이빗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해 줬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연아의 쇼에 초청해 주게 됐죠. 쇼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요망을 들었기 때문에, 싹 바꿔서, 팝음악에서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으로 넘치는 쇼로 만들려고 신경썼습니다. 연아 자신의 스피릿을 반영하려고 했죠. 이번에는 네이든(첸)이나 (우노)쇼마, 하비(하비에르 페르난데스) 등 탑스케이터들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습니다. 어디를 봐도 챔피언 뿐이니까요. (웃음) 그들이 100%의 집중력으로 함께해 줘서 감사하고 있고, 각각의 개성을 쇼케이스처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 베직 씨는 오랫동안 안무가로서 활약해 왔는데, 안무에 뜻을 두게 된 계기는?

: 저는 원래 페어 종목 선수였는데요, 은퇴 후에 안무의 길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는 코치들에게 연락해 봤더니, 당시 캐나다 챔피언이었던 페어, 바바라 언더힐&폴 마르티니의 코치로부터 그들의 안무를 해 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 둘하고 아주 잘 돼서, 그 이후 20년이 지나서도 함께 일을 했어요. 병행해서 아이스쇼의 일도 하고 있던 시기에, 이번에는 브라이언 보이타노의 안무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 보이타노의 대표작 <나폴레옹>은 베직 씨의 안무죠.

: 그는 당당한 스케이터였지만, 매우 샤이한 사람이기도 했어요. 그의 특기인 장대함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샤이한 그가 얼음 위에서 자기자신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는 겸허하고 유머가 있어서, 여봐란듯이 하는 건 하고 싶어하지 않는 타입이었으니까요. 나폴레옹이란 캐릭터는 그의 개성에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한 작업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커트 브라우닝의 <사랑은 비를 타고>네요. TV녹화를 했던 때의 일은 잊을 수 없어요. 게다가, 카타리나 비트의 쇼 <카르멘 온 아이스>. TV해설 일. <스타즈 온 아이스> 연출. 많은 스케이터들과 함께 해 왔어요.

 

- 첸루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도 유명합니다.

: 루는 대단한 형태로 저의 안무에 숨을 불어넣어줬어요. 그녀가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히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커트가 피에로의 빨간 코를 달고 연기한 쇼 프로그램, <Rag-Gidon-Time>. 코미디 터치의 안무지만, 사실 말도 안되게 어려운 안무예요. 관객이 웃어 줬을 때의 기쁨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스케이터가 제 마음 속에서 특별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들과 함께 링크에서 만들고 있을 때의 추억이 있어요. 크리스티 야마구치와 타라 리핀스키. 유카와 타카(사토 유카, 코즈카 타카히코)의 아름다운 스케이팅도 소중한 추억입니다.

 

- 이번에는 우노 쇼마 선수와 처음 만났죠.

: TV 해설 일을 하면서 그의 시합을 여러 번 봤지만, 아슬아슬하게 한계인 부분에서도 가볍게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요. 이번에 데이빗이 쇼마의 안무를 하죠. 스케이터에게 있어서 정해진 안무가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게 되면 많이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어요. 시간을 들여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사람과 만나서, 자신의 다른 측면을 배워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성장을 도와줍니다. 그는 지금 전환기에 있겠지만, 앞으로 행운을 빌어요.

 

- 현재의 남자 스케이트를 보면서, 룰과 표현의 관계에 대해서 어떤 의견인가요?

: 그들은 매우 힘들 거라고(큰일이라고) 생각해요. 프리가 4분으로 단축되면서 안무에 쓸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술적 측면도 예술적 측면도 동시에 충족시키는 연기가 요구되고 있어요. 프로그램에는 스토리가 없어서는 안 되고, 그것을 4분에 전부 실현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 양쪽을 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목표는 두 측면을 연결짓는 것입니다. 한편, 페어 룰에 관해서는, 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요. 페어의 남녀는 체격차가 있기 때문에, 페어 스핀의 중심이 기울기 쉬워서, 포지션 변화를 의무화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스댄스의 스핀이 아름다운 것은, 체격차가 별로 없어서 균형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죠. 데스스파이럴에 복수의 포지션을 요구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지금 페어 종목은 룰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요구되는 기분을 모두 달성하면서 아름다운 연기가 가능한 선수는 한줌. 페어 육성에는 시간이 걸리고, 팀 수가 줄어들어 버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 한국의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 이전과 이후, 일본의 피겨스케이팅은 아라카와 시즈카, 아사다 마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만, 북미에서는 어떤가요?

: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이유로 북미의 피겨스케이팅은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일어난 부정채점문제가 긴 그늘을 던졌다고 할 수 있어요. 북미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자 스케이터가 인기를 견인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는 은퇴가 빨라서 관객이 알아 줄 시간이 없어요. 미국인은 크리스티 야마구치, 스캇 해밀턴, 브라이언 보이타노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최근 선수는 모릅니다. 지금 네이든이 스타로 가는 길을 달리고 있어요. 경기 성적 뿐 아니라 예일대에 들어갈 정도로 우수한 점에도 드라마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북미 전체에서 피겨스케이팅 인기를 회복시키려면, 정말로 긴 커리어를 쌓아 가야 해요. 경쟁 상대인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많이 있는 가운데서,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올해 전미선수권에서 13세의 알리사 리우가 우승했지만, 그런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앞으로 8년은 계속 싸우지 않으면(=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미셸 콴 이후, 미국에는 그런 존재가 없었어요. 나라가 작은 캐나다에서는 조금 상황이 낫지만, 그것도 테사랑 스캇(버츄&모이어)가 밴쿠버에서 금을 따고, 그리고 8년간 제1선에서 달려 왔기 때문에 그런 거죠.

 

- 현재, 그밖에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하비에르가 스페인에서 개최하고 있는 <레볼루션 온 아이스>에도 참가하고 계시죠.

:  하비는 지금까지 북미의 팝과 클래식을 스케이팅한 경험이 있지만, 스페인의 팝을 사용한 프로그램을 타 보면 어떨까 하고 계속 생각해 왔습니다. 계속 음악을 찾다가 파블로 알보란이란 뮤지션의 <Prometo>를 만나게 됐어요.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하비한테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올림픽 후에 하비에게 제안했더니, 하비도 같은 곡을 희망하고 있었어요. 쇼 본공연에서는 파블로를 초청할 수도 있어서, 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밖의 발견, 횡재)로 이끌어주는 것 같은 쇼가 됐습니다. 스페인 관객은 캐나다나 일본처럼 스케이팅을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스케이팅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어요. 올해 9월에는 캐나다의 TV쇼 <배틀 오브 블레이드>의 새 에피소드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 일본에 오실 기회는?

: 페어로 1972년의 삿포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는 15살이었어요. 가족과 함께 교토도 방문했는데, 일본의 여러분들은 매우 친절히 대해주셨습니다. 다음 해의 엑시비션 투어에 참가했고, 그 다음에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해설 일로 갔어요. 4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갔는데, 아들이 일본을 정말로 좋아했어요. 그 아들도 이제 25살입니다. 맞다, 오늘 마침 SAPPORO 로고가 들어 있는 파카를 입고 있어요. 토론토에서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가게에서 이걸 팔고 있는 걸 알아채고 “삿포로다! 이건 내가 사야해”라고 다른 색으로 2장 샀어요 (웃음)

 

(2019년 6월, 서울에서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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