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kikomori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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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Figure Skating 90] 네이선 첸 인터뷰

지나가던 과객 2021. 4. 25. 18:22

작년 스케이트 아메리카 당시의 네이든 인터뷰입니다. 그당시에 볼 때는 맴찢 포인트 여럿 있었는데, 지금 보니 뭐 다 허허허... 싶네요 ^^

(오역/오타 가능성 다분. 소소한 수정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출처: World Figure Skating no. 90、 新書館 (2020.11): pp. 6-11.

구매링크/목차: www.shinshokan.co.jp/book/b567332.html

*허가 없는 이동/전재 금지. 일부 인용일 경우 반드시 출처 명기해 주세요.

 

Interview 

 

Nathan Chen 네이든 첸

베이징 올림픽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우승해, 연승기록을 또 늘린 네이든 첸.
셰린 본 안무의 두 프로그램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예일대를 휴학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목표로 달리기 시작한 천재는, 팬데믹 한중간에서 사색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또다시 묻게 되는데요, 3월에 세계선수권이 취소되고, 록다운을 거쳐, 피겨스케이팅계의 환경도 격변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세계선수권이 취소됐다고 들은 것은 예일대 내의 링크에서 연습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딱 봄방학 전이라, 학부장에게서 록다운이 시작될 거니까 당분간 대학에 돌아올 필요는 없다는 메일이 와서, 그대로 짐을 싸서 캘리포니아로 돌아왔어요. 그때는 아직 학기 중에 끝내야 되는 일이 남아 있었는데, 록다운으로 온아이스 할 수 없는 동안 트레이너에게 배운 근력트레이닝을 하면서, 남은 과제를 마쳤습니다. 링크가 재개되고 처음에는 짧은 시간밖에 연습할 수 없었지만, 점점 보통 때의 연습 스케줄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물론 세계선수권이 없어졌다고 들었을 때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상황이 변해서, 팬데믹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새학년에는 예일은 휴학하기로 했는데, 아카데믹한 사고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가까운 어바인 대학과 샌디에고 대학의 수업을 몇 개 청강하고 있어요. 학점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요. 그리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하거나, 대단한 건 하지 않았어요.

어떤 수업을?
물리라든가 기초과학이요.

 

휴학은 어떻게 결정하게 됐나요?

대학(수업)이 온라인으로 옮겨 간 것이 큰 이유입니다. 대학에서는 1년간 휴학은 원래 허용되지만,  1년 더 휴학하려면 번잡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해에 휴학할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1년은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온라인이 되면서, 학생은 전원 추가로 1년 휴학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일단 자퇴한 다음에 재입학이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단하게 양식에 기입해서 보내기만 하면 이번 1년간 스케이팅에 집중할 수 있고, 내년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어요. 걱정하지 않고도 대학에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요인이었죠.

록다운 중에는 걱정도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괴로웠던 건 피겨 시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감각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랑프리파이널은 연기됐고, 사대륙선수권은 취소됐죠. 세계선수권도 어떤 형태로 열릴지 모르고요. 답이 없는 질문 뿐이라서 개운치 않은 느낌이었지만, 그게 가장 큰 걱정거리리면, 저는 축복받은 거죠.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았고, 일자리를 잃거나 병에 걸리거나, 중증으로 발전해서 집중치료실에 들어간 사람도 있어요. 저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힘들다 힘들어’라고 제가 말하는 건 옳지 않아요.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문제의 답이 보이기를 기원하고 있고, 특히 ‘세계선수권이 개최되기를, 전미선수권도, 그리고 물론 베이징 올림픽도 개최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마스크를 하는 것, 주위의 안전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피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고, 이건 싫다고 생각했어요. 마스크가 정치적인 이슈가 돼서, 분단의 상징이 된 것은 정말 싫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 올바른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이 증명하고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다양한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힘쓰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커뮤니티의 힘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이 기간에, 이건 제가 보고 있는 미국 국내의 일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인종과 아이덴티티를 위해 단결해서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칭찬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발언하는 일이 늘었네요.
먼저, 저는 우선 스케이터입니다. 정치가도 아니고, 정치학이나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는 것도 아니예요. 하지만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생각했을 때, 저에게도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몇백 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목소리를 냄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특히 BIPOC(흑인, 네이티브, 유색인종 총칭)을 둘러싼 문제는 오랜 기간을 거쳐 그 상태에 이르렀고, 지적받지 않으면 가시화되지 않았습니다. 믿는 것을 위해서 사람들이 일어난 용기에 매우 감명을 받았고,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치에 파고들 생각은 없고, 결국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고 이해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자각하지 않은 상태로 있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액티브하게 있고 싶어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대회의 새로운 형태

 

스케이트 아메리카는 무관중대회로 개최됐고, 버블이라는 감염 방지 체제가 도입됐습니다.
무관중으로, 버블에 들어가는 선수와 관계자는 전원 검사를 받고, 외부와는 접촉하지 않고, 서로간에도 거리를 두고 지냈습니다. 매우 안전한 대회였다고 생각해요. 실현시켜 준 사람들 전원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ㅎㄴ선수는 그랑프리시리즈에 참가하지 않는 선택을 했습니다.
ㅇㅈㄹ의 결단은 매우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무관중대회라도 사람이 모이게 되면 리스크가 있고, 그 점을 고려한 그는 존경해야 할 결단을 했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는 일본의 ㅇㅈㄹ 경기만큼 팬이 모일 리도 없고,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참가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가해 보고 느낀 점은 있었나요?
기쁜 놀라움이었다고 할까, 뭐가 있을지 예측하지 못하고 경기장에 왔지만, 생각보다 훨씬 제대로 모든 것이 기록됐고, 기준이 명확하고, 검사를 비롯해 안전을 위해서 해야할 것이 진행됐어요. 아무도 증상이 없었고, 매일 건강 체크도 확실히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너무 잘 치러냈다고 생각해요.

엔트리에 오른 선수는 거의 전원 참가했네요.
저도 그렇지만, 피겨란 굉장히 돈이 드는 스포츠라, 선수들은 많든 적든 쇼에 나가거나, 가르치거나 하면서 연습을 위한 자금을 마련합니다. 경기 자체의 상금도 중요하고, 경기에서 순위가 올라가면 훈련비도 받을 수 있게 돼요. 그런 게 없어지면, 우리 선수들에게는 실업자가 되는 것 같은 거죠. 대개의 선수에게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경기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것이었나요.
경기는 즐거웠습니다. 전미선수권 이후에 경기에 못 나갔으니까요. 하지만, 가장 컸던 것은 여기에 있을 수 있던 것 그 자체려나요. 동료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수 있었고, 물론 소셜 디스턴스를 지키는 상태에서 그랬지만,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 실력이 있는 스케이터들의 스케이팅을 보거나, 같이 스케이팅할 수 있던 점이 대단했어요. 국내대회는 당분간은 이런 방식이 유일하게 가능한 개최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빠져나가, 자신이 강해졌다거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순화된 것 같은 감각은 있나요?
그렇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네요. 올림픽이라는 의미에서는 제 목표는 어디까지나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 이전의 경험에서 “올림픽에서 이기러 간다”고 너무 생각하면, 저는 과도하게 긴장해서 스케이팅을 잘 할 수 없게 돼 버려요. 저는 그저, 다시 한번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가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올림픽을 즐기고 싶습니다. 대표에 뽑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정신상태에서 임하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앞으로의 시즌의 향방이 신경쓰이고, 도쿄 올림픽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날지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백신이 개발되거나, 뭔가 있다면 좋겠지만요. 하지만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우선 해야 할 것은, 이번처럼 경기를 안전하게 개최하는 실적을 쌓는 것이겠죠. 경기를 해서 건강이 안 좋아지는 케이스가 나온다면 그 누구도 들어 주지 않을 테니까요. 제 입장에서는 올림픽까지 앞으로 몇 번인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황은 모두에게 평등합니다. 그러니까, 경기에 나갈 수 없더라도 불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할 뿐이죠. 손가락을 겹치면서(아마도 Crossing my fingers) ‘올림픽이 가능해지기를’이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올리언스 아레나, 미국피겨스케이팅연맹, ISU가 대회를 열기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해 주셨다. 다들 감사할 거라 생각한다."


셰린과 작업한 두 개의 프로그램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쇼트 프로그램은 스패니시네요.
쇼트프로그램은 영화 <데스페라도>의 곡으로, 처음에 조금 스패니시 기타 곡을 넣었습니다. 첫 곡의 이미지는 미지의 미스테리어스한 캐릭터가 나타난다는 장면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요. 안개에 싸여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거기에서 <데스페라도>의 캐릭터를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문화에 대한 프로그램을 하네”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게 의도는 아니예요. 저랑 셰린은 영화 캐릭터를 하려고 했는데, 스페인인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나오고, 미국의 밴드가 연주하는 곡에, 멕시코가 무대인 영화잖아요. 음악 안에 문화가 서로 섞여 있어서, 모호한 흐름으로 등장해요. 저는 문화적인 아이덴티티에 대해 둔감한 채로 있기 싫다고 생각하고, 음악이라기보다는 영화에 대해 묘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에 대해서 묘사하는 것은 오히려 롱 프로그램 쪽인데요, 필립 글래스라는 미니멀리스트로 알려진 작곡가의 곡을 사용했어요. 제가 처음에 그의 음악을 안 것은 학교 수업을 통해서였지만, 이건 굉장히 우연인데, 때마침 같은 시기에 셰린이 “네가 들어줬으면 하는 작곡가의 음악이 있어”라며 들려 준 게 필립 글래스였습니다. 거기서 가장 맘에 드는 걸 골라서, 셰린이 음악에서 영감을 받으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매년마다 과제가 되는 건데, 롱 프로그램 쪽은 잔잔한 곡으로, 도중에 힘을 소진하지 않고 모든 점프를 실시하는 데 역점이 있습니다. 쇼트 쪽은 좀더 에너제틱해도 짧으니까 다 수행할 수 있지만요. 둘 다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지만 첫 경기로는 만족하고 있어요.

자신이 안무를 제안하거나 하나요?
선곡이나 의상 디자인 같은 건 대체로 셰린이 결정하는 느낌이고, 안무 쪽에서 제가 한 건….. 셰린은 너무 크리에이티브할 때가 있거든요. 실현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필터를 거치지 않고 전부 넣어요. 스케이터로서는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상당히 무리이거나 해서, 영문을 모르게 되는 때도 있어서요 (웃음). “OK 셰이, 조금 지나친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방식을 제안하는, 이런 게 안무에 공헌한 거려나요. 하지만 그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있으니까 가능한 거고, 어쨌든 셰린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내 줄 거라고 믿고 있고, 그 위에 실현 가능하게 정리해 간다는 프로세스로 완성된 것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표현 면에서, 올림픽을 위해 어떻게 발전해 가고 싶은지?
라틴 영향을 받은 스패니시 프로그램을 고른 것은 그게 이유인데, 제가 지금까지 한 적이 없는 방향성이거든요. 이것이 올림픽 프로그램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고, 폭넓은 장르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타입의 프로그램을 좁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타입의 음악이 떠오르지만, 선택지 안에서 잘 생각해서 결정하고 싶어요.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고 했는데, 평소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지금까지보다 훨씬 편해졌어요. 원래 라프(아루투니안 코치)의 지도로, 저는 혼자서 연습하는 데 익숙해져서 잘 맞춰 갈 수 있게 됐었어요. 그래서 링크로 돌아온 뒤에 조금 투머치구나, 혼자서 연습하고 싶구나, 라고 생각한 적도 가끔 있어요 (웃음). 컨디션이 나쁠 때 같은 건 특히 보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주위의 눈이, 굉장히 힘들 때 해결책을 찾아내 주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가장 큰 것은 머라이어 벨같은 톱 스케이터와 함께 연습할 수 있다는 거네요. 그런 존재가 있음으로써 뒷받침이 돼 주고, 불합리한 초조함에 빠지는 일도 없어요. 맞는 건지 틀린 건지 고민하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아침에 스케이팅 그룹레슨을 하고, 보통은 자신의 연습 세션을 두 개 합니다. 대학과 병행할 때는 차로 이동 중에 길이 막히면 아웃이라는 분 단위의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훨씬 안정됐어요.

이번 경기에서는 쿼드러츠가 아니라 쿼드플립을 선택했네요. 마지막에 뛴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나왔는데...
악셀도 그다지 리스키하지는 않아서 연습에서는 잘 들어가요. 도입을 잘못 하면 실수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고요. 하지만 연습이 확실히 돼 있었기 때문에, 구성 마지막을 악셀로 해 봤습니다. 쿼드플립으로 해 본 건, 경기마다 다른 탐구를 해 보고 싶어서였고, 항상 똑같이 하지 않고 다른 것을 시도하면 조금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습환경이 바뀌어서, 스케이팅 이외에 새로 시작한 것이 있나요.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다음에는 엄마랑 지내고 있기 때문에, 1주일에 1번 엄마한테 요리를 배우기로 했어요. 가족이랑 계속 같이 있었던 사이에 중화요리 만드는 법을 전혀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기회니까 가르쳐줄게”라셔서요. 그런데 그 정도고, 그거 이외에 비는 시간에는 책을 읽어요.

감사합니다. 이번 시즌도 행운을 빌겠습니다.
(10월 25일, 스케이트 아메리카 남자프리 다음날 공동취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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